연기하지 않는 연기
연기하지 않는 연기는 ‘나’에서 부터 시작한다. 얼핏 보면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법과 비슷해 보인다. 메소드의 시작이 캐릭터의 상황과 감정과 비슷한 경험을 ‘나’에서부터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요소가 ‘나’한테 있나 탐구하기. 만약 직접적인 경험이 없다면 비슷하거나, 간적접인 경험을 끌어오는 것.
연기하지 않는 연기는 ‘나’에서 부터 시작한다. 캐릭터 분석이 먼저가 아니다. 지면에서 떼어 내기. 일단, 시나리오를 읽는다. 한 문장씩. 눈으로. 숨을 쉬면서. 그리고 그 문장에서 내가 느끼는 걸 생각한다. 그 문장을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 감정, 어떤 느낌. 그리고 지면에서 고개를 들어 숨을 쉬고 말을 한다. 틀린 건 없다. 내가 그 문장에서 느낀 그대로. 그리고 다음 문장을 똑같이 반복한다. 눈으로. 숨을 쉬면서.
제약을 걸지 않고 연기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 캐릭터는 몸이 작고 키가 작고 부잣집에서 자랐고 그러니까 옷은 어떨 거고 그러니까, 이 대사를 이렇게 할 거 같은데? 가 아니다. 일단 그 대사를 눈으로, 숨을 쉬면서, 상상한다. 그러다 보면 캐릭터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캐릭터가 알려준다. 맞는지, 아닌지. 나 자신을 믿고, 캐릭터가 찾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시도하는 걸 두려워 하거나, 틀리는 걸 무서워 해서는 안 된다. 틀리는 건 없다.
단순히 앉아서 대본 리딩을 하는 게 아니다. 한 문장(후에는 여러 문장이 하나가 될 수 있다)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고 상상하고 느끼는 모든 걸 자유롭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약점이 어색한 몸동작이라면, 한 문장을 할 때 마다 자리를 옮겨라. 손의 사용을 무서워 하거나, 움직임에 제약을 가하지 않아야 한다.
지면에서 떼어 읽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어쩌면 지금의 빨리 빨리 제작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당일에 대사가 나와 2시간 후에 촬영인데, 언제 대사 하나 하나를 음미하고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작업이다. 지면에서 떼어 읽기를 하면 억지로 대사를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대사가 흡수된다.
분석적인 연기술이 맞지 않아 여태까지 어떻게 연기를 해야할지 헤매고 있던 배우에게 해결책을 제시할 책이다. 진짜 진짜 연기를 하기 위한 연기 방법이 아닐까. 가장 기본이 되는 연기 방법이 아닐까. 스타니 슬라브스키, 마이즈너 등 수많은 연기법을 읽어봤지만, 이 책이 내게는 가장 도움이 됐다. 물론, 이 책을 읽지 않고 현재까지 해 온 대로 연기를 연습하고 공부해도 어느정도 수준의 배우가 될 수 있을 거 같고, 혹은 다른 지점의 배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정점의 배우가 되기 위해서 차원이 다른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연기하지 않는 연기가 필요하다.
연기하지 않는 연기 - 교보문고
연기에 대한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고오로지 자유로울 것만을 주문하는 혁명적 연기 수업『연기하지 않는 연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저자가 연기 수업을 받는 학생들이나 신인 연기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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