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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몽규/이준익 감독 강하늘 박정민

Goigo 2020. 9. 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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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이입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2016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작품, 동주입니다.

이준익 감독은 황산벌, 왕의 남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님은 먼곳에와 같은 시대극을 주로 다뤄왔습니다. 

동주 또한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독립 운동가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자 평론가 평점 7.5, 네티즌 관람객 평점이 9점대에 달하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옥중의 윤동주 시인과 체포되기 전까지의 윤동주 시인의 삶을 교차편집하여 보여줍니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지내온 송몽규 독립 운동가의 모습또한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윤동주 시인의 시점으로 영화는 이루어졌기에 송몽규 독립 운동가의 독립 운동에 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윤동주 시인만큼이나 송몽규 독립 운동가의 비중또한 큽니다. 영화 동주를 보고 난 이후에 관객은 윤동주와 송몽규 두 사람의 이름을 머릿속에 새기게 됩니다. 

 

윤동주 시인은 자신보다 뛰어나고 행동력 있는 송몽규 독립 운동가에게 때때로 열등감을 느끼고 질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 둘은 가까운 벗이자 사촌이자 동료로 평생을 함께 합니다. 송몽규 독립 운동가가 윤동주 시인이 열등감을 느끼거나 자괴감에 빠질 때마다 처세를 잘 하여 갈등이 안 일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송몽규 독립 운동가는 윤동주 시인을 무척이나 아꼈으며 일찍이 윤동주 시인의 천재성을 알아봅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에게 계속 시를 쓰라 하고, 위험한 독립 운동은 자신이 한 게 아닐까요. 

 

 

 

동주는 컬러를 뺀 흑백 화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흑백 화면은 주로 회상 장면에서 많이 쓰이지만, 암울한 시대상을 나타낼 때도 의도적으로 사용됩니다. 동주의 흑백 화면은 일제 강점기 때의 암울한 상황을 극대화 합니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두 청년의 눈만 빛이 납니다. 

동주와 비슷하게 비극적인 제주도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 또한 흑백 화면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윤동주 역을 맡은 강하늘 배우와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 배우의 한국적 일본어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일본인 고등계 형사역과 쿠미 역을 맡은 김인우 배우와 최희서 배우는 관객들이 일본인으로 착각할 정도의 훌륭한 일본어를 선보입니다. 김인우 배우는 재일 교포 3세이며, 최희서 배우는 어렸을 적 일본 체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강하늘 배우와 박정민 배우의 사투리도 동주의 볼거리중 하나입니다. 중간 중간 사투리와 표준어가 섞여 나올 때도 있지만 몰입에 방해될 정도로 이질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하늘 배우 같은 경우 시를 표준어로 읽어야 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중간부터 표준어로 바꿨다고 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가 영화 중간 중간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실제 시가 쓰여진 시점과 영화에서 시가 나오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을 테지만, 영화적으로 장면에 어울리는 시들이 들어가 감상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서시','별 헤는 밤','쉽게 쓰여진 시'등과 같이 교과서에도 나오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시부터 '병원', 눈 감고 간다', '아우의 인상화'와 같은 다소 생소한 시까지 다양하게 나옵니다. 강하늘 배우의 잔잔하지만 깊은 목소리로 읊어진 시를 통해 관객은 동주를 한층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별이 뜨지 않는 이 시대에서 잊혀진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독립 운동가 두 이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이준익 감독에게 찬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위의 문장은 이용철 평론가 차용)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는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쉽게 쓰여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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