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개봉한 에이슬링 윌쉬 감독의 '내사랑'은 그림 그리는 걸 사랑하는 모드 루이스(샐리 호킨스)가 생선 장수 에버렛 루이스(에단 호크)를 만나 화가로 이름을 알리고, 그와 함께 여생을 보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기자 평론가 평점 6.33으로 그렇게 높지 않은 반면 관람객 네티즌 평점은 9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네이버영화)
영화의 원 제목은 Maudie, My Love입니다.
줄거리 및 결말
관절염을 앓고 있는 모드와 글을 읽지 못하는 에버렛은 마을의 잡화점에서 처음 마주합니다. 모드는 엄마가 물려준 집을 큰오빠가 팔아버린 까닭에 숙모의 집에 얹혀 살던 중 가정부를 구한다는 에버렛의 공고를 봅니다. 모드는 공고를 보자마자 에버렛에게 찾아가 가정부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처음에 에버렛은 장애가 있는 에버렛을 탐탁치 않아 하며 거절을 하지만 또다른 가정부가 찾아올지 미지수 였기에 다음 번에 모드가 찾아 왔을 때 승낙을 합니다.
모드는 에버렛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며 집안 곳곳에 그림을 그리며, 에버렛은 전과 같이 생선을 잡아팔아 돈을 마련합니다. 어느날 뉴욕에서 시골 마을로 출장을 온 산드라에게 에버렛이 생선을 배송하게 되고, 배송 실수로 산드라가 에버렛 집에 찾아오게 됩니다. 이때 산드라는 모드가 집에 그려 놓은 그림들을 보고 감탄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에버렛과 모드는 산드라에게 다시 물고기를 가져다 주며 모드가 그림 그린 엽서에 영수증을 적어 건네게 되고, 산드라는 그림 엽서를 자신에게 팔라고 제안합니다. 이후 산드라는 모드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며 더 많은 그림을 구입하고, 산드라를 통해 모드는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모드가 유명해지고 난 후 집은 사람들들로 북적이고 에버렛은 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잘 나가는 모드의 모습에 모드가 자신을 떠날까 하는 마음과 질투 아닌 질투를 느꼈던 에버렛은 모드와 갈등을 빚고 잠시 둘은 떨어져 지냅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둘은 화해를 하고 만나 모드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합니다.
모드의 삶은 우연으로 가득합니다. 그냥 지나칠 뻔했던 에버렛의 가정부 공고를 본 것도, 에버렛의 실수로 산드라가 모드의 그림을 보게 된 것도, 줄거리에는 쓰지 않았지만 기형아로 태어나 죽은 줄 알았던 모드의 아기가 현재까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완벽한 타이밍에 이루어집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얼만큼이 각색으로 연출되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비단 모드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네의 삶은 타이밍과 우연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조금만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삶은 영화고 영화는 삶이기 때문이죠.
동시에 모두 상황을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게 삶입니다. 모드가 주체적으로 한 행동들에 의해 우연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밖에 나가기 힘들었던 모드는 집에서 그림을 그렸고, 영화 속에서 보이듯이 벽, 창문, 판자, 종이 어디에나 그림을 그렸습니다. 모드가 꾸준하게 그림을 그려왔고, 에버렛의 가정부 일을 하면서도 그림을 그렸기에 산드라가 모드의 그림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모드라는 화가가 세상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영화 내사랑은 현란한 사이키 조명같은 상업 영화와는 다른 조용하고 잔잔한 수채화 같은 영화입니다. 수채화 화가 모드의 전기를 다룬 영화이기에 영화 전체 분위기 또한 수채화 같이 아름답습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이 하나의 그림과 같아, 마치 미술관에 온 느낌을 줍니다. 피카소나 고흐와 같이 천재로 세계에 유명세를 떨치기 보다는 천재지만 소소하게 작은 마을에서 그림을 그리며 평생을 살아온 모드처럼 영화는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에버렛은 흔히 말하는 츤데레 느낌입니다.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모드를 경계하고 밀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에버렛의 거친 언행은 에버렛의 삶을 통해 일정부분 납득이 가며 설득이 됩니다. 모드 또한 에버렛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고 다른 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에버렛과 평생을 함께 합니다. 그렇지만, 에버렛이 호감은 아닙니다.
에단 호크는 누가봐도 생선장수처럼 하고 나와 에버렛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에버렛이 보잘 것 없는 생선 장수에 나이 먹은 아저씨와 할아버지임에도 에단 호크는 때때로 정말 멋있습니다.
모드 역의 샐리 호킨스는 말이 필요 없습니다. 크레딧 영상에 실존인물 모드의 모습이 나오는데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모드와 굉장히 비슷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실제 모드는 다리를 심하게 절지 않고 걷는 것처럼 보이는데에 반해 , 영화 속 모드는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 연출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크레딧에 나온 영상이 아닌 실제 모드의 일상에서 모드는 다리를 절었을지 궁금합니다.
영화 속 샐리 호킨스의 웃는 모습이 특히나 매력적입니다.
명대사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에...
내가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사람들도 당신을 싫어해요, 하지만 난 좋아해요.
우리 중에 너만이 행복을 찾았구나
개를 몇 마리 더사.
한편으로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모드와 에버렛은 평생 가난하게 살며 행복하지 않았으며, 모드의 그림이 인기있다는 걸 안 에버렛은 모드를 집에서 그림만 그리게 했다고 합니다. 모드가 죽은 이후에 에버렛은 모드의 물품을 다 팔아 버리고 살다가 강도에게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영화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걸까 싶습니다.
영화 내사랑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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