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아트 스페이스 <김영은 개인전: 소리의 틀> 전시를 가다

송은 아트 스페이스는 2021년에 오픈한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으로 도산대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스페인의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과 정림건축이 설계해, 건축과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곳이기도 하죠. 

날카로운 삼감형의 꼭대기, 소나무 결의 콘크리트 외벽이 가장 잘 알려진 특징입니다. 

교통과 첫인상

차를 가지고 갔는데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관계자만 이용가능하다고 쓰여 있어, 그 앞에 잠시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볼 게 많다고 들어 한창 기대를 했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밖에서 볼 수 있는 부분만 열심히 보고 왔습니다. 

건물이 크다 보니 바로 앞에서는 삼각형의 꼭대기가 보이지 않았고, 대신 소나무 결의 외벽을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송은 아트 스페이스의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입니다. 11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1층 로비를 구경했습니다. 

커다란 유리창이 내부와 외부의 경계선을 없애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나선형의 구조와 주차장 통로의 구조를 같게 만들어 한 건축물 안에서 공간의 연속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선형 구조 아래로 지하 1층 전시공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슨트

도슨트를 신청했습니다. 11시가 되어 표를 받고, 도슨트를 해줄 큐레이터 분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총 8명 정도의 사람들을 모였습니다. 

큐레이터 분이 작품마다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설명이 로비에서 가져온 전시 소개 종이와 내용이 다르지 않아 약간 실망했습니다. 

다른 전시에서 도슨트를 신청하여 들은 적이 거의 없어, 도슨트 자체가 음성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거에 의의가 있나 싶었습니다. 

도슨트는 작품 설명을 듣고 바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진행되었고, 도슨트가 모두 끝난 뒤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을 즐겨야 했습니다. 

* 도슨트 때에만 전시된 축음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유일하게 도슨트의 장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전시

전시 제목이 소리의 틀이라기에 악기를 이루는 물질(나무,쇠,줄 등)을 말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은의 소리의 틀은 보다 거시적인 틀이었습니다. 소리가 만들어지는 주위 환경과 역사를 작가는 다양한 형식의 매체(특히 영상)으로 보여줬습니다. 작품은 대체로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짧으면 15분 길면 40분이 되는 길이였습니다.

기준음이 되는 라가 계속해서 음이 높아지는 이유, 전쟁에서 청음이 어떻게 쓰였는지, 서양의 오선보가 들어오게 되면서 한국의 음악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등. 소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꽤나 흥미를 끌 내용이었습니다.

단순히 다큐 형식으로 인터뷰를 나열하지 않고, 영상 예술로 어떻게 주제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흥미롭게 표현할지 고민한 흔적이 보였습니다.최초의 피아노를 줄에 매달고 바다와 산과 도로를 건너는 시퀸스, 공책의 형식을 이용해 글을 쓰고 동시에 오선보로 활용하는 미장센 등. 

노이즈 캔슬링의 헤드셋과 잠이들 정도로 편안한 빈백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빈백을 구매하고 싶었는데, 상표가 쓰여있지 않아 있어 매우 아쉬웠습니다.  

지하 2층의 전시는 ... 눈이 즐거웠습니다.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어떻게 소리를 들어야 할지 몰라 사진만 찍고 온 거 같습니다. 

듣는 방법을 알았다면 조금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총평

입장료도 무료이고, 도슨트도 무료입니다. 

소리에 관심있는 분들은 특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이고, 

소리에 관심없는 분들도 소리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전시 이외에도 송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전시로 즐길 수 있습니다. 

 

송은 아트 스페이스 홈페이지도 아티스틱하니, 들어가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https://www.songeunartspace.org

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