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동국대 이해랑 극장에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연극을 보고 왔어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에요. 2017년 몰리에르 어워드 1인극상을 수상하고, 2019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 그리고 2021년 국립정동극장에서 재연, 이번에 동국대 이해랑 극장에서 삼연이에요! 관람평이 평균 9.8점이 될 정도로 평이 좋고, 연극 초연과 재연에서 본 제 지인들도 하나같이 정말 꼭 놓쳐서는 안 되는 연극이라고 추천을 했었는데, 드디어 보게 됐어요!
형식 및 줄거리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1인극이에요. 배우 한 명이 100분 동안 극을 이끌어 가요. 극의 내용이 뭔지 몰라도, 1인극이라는 형식 하나만으로도 정말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2인극은 흔하게 있어도 1인극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 뿐더러, 1인극은... 정말 쉽지 않거든요. 한 소년이 사고를 당해 뇌사 상태에 빠져 장기 기증이 행해지는 과정이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의 아주아주 압축한 줄거리예요. 배우는 서술자로, 그 과정 속에서 나오는 여러 명의 인물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가요. 소년, 소년의 부모, 소년의 여자친구, 의사들, 장기기증센터 직원, 장기기증을 받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요. 배우의 목소리로 서술되어 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라마 형식의 연극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요. 누군가 책을 설명하며 읽어주는? 구전 동화의 느낌도 들었어요
캐스트
배우진이 정말 정말 정말 최고예요. 양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손상규 배우, 괴물과 최근 지옥에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신록 배우, 그리고 윤나무 배우와 김지현 배우까지 커리어면에서 연기 실력면에서 어디서도 부족한 없는 배우분들이이에요.... 회차마다 나오는 배우분들이 달라서 어느 배우님 공연을 봐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김신록 배우님은 티켓 오픈이 되자마자 매진이 되었더라고요. 역시 미디어의 파워라고 해야하나. 저는 양손 공연을 보고 팬이 된 손상규 배우님이 캐스트로 나오는 회차를 예매했어요
후기
손상규 배우님이 열 명이 넘는 인물을 연기 하는데 목소리와 몸의 움직임을 통해 각 인물의 특징을 잡고 표현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그때 각 인물에게 공감하며 볼 수 있었어요. 손상규 배우님은 몸을 정말 정말 잘 사용하세요. 서핑을 하는 모습, 수영을 하는 모습 등 문자 그대로 움직임을 단편적으로 옮겨 표현되는 경우도 극에서 종종 있었는데, 이러한 경우 자칫하며 유치하고 깊은 생각없이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관객에게 줄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손상규 배우님의 움직임에는 일반적이면서 부드럽고 절도가 있어서 한 편의 무용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각 인물의 감정 연기는 사실상 글로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고스란히 느껴져 보면서 눈물이 저절로 흘렀어요.
극의 몰입도와 퀄리티를 높이는데 연출도 대단했는데요. 작은 소품들을 활용해 공간을 만들고, 조명의 빛으로 극의 효과를 극대화 하며, 생생한 사운드를 통해 관객이 바닷속에 한 인간의 몸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어요. 특히, 손 위로 떨어지는 빛과 실제와 같은 심장 소리들로 심장과 관련된 표현들이 극이 끝난 지금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스크린과 영상을 활용해 설명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그 부분이 단순히 보완으로 느껴지지 않고 하나의 미디어 아트로 보였어요. 파도와 심장 .. 커튼콜에는 기립박수가 이어졌는데, 정말... 대단한 배우, 대단한 연극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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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앙 자리 오른쪽에서 봤는데, 시야가 가림없이 적당했어요. 제 앞줄은 시야 제한석이었는데 약간 보기 불편할 거 같지만 크게 방해는 되지 않을 거 같은? 스크린이 기울어져 있어 맨 앞자리에서 보면 조금더 몰입감이 높아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7월26일에 오픈해 9월 24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극장에서 공연을 해요. 할인도 적용되고, 캐스트가 회차마다 다르니 원하는 배우가 있을 경우 꼭 일정 확인 후에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예매하길 바라며, 오늘도 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